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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은말 좋은글 첫번째

안녕하세요 한울타리입니다.


오늘의 좋은말 좋은글 첫번째, 시작합니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모믈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엣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나희덕 '푸른 밤', '그곳이 멀지 않다'



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고 너무 발버둥 치며 살아왔습니다.

너무 긴장하며 살아왔습니다.

지는 날도 있어야 합니다.

비굴하지 않게 살아야 하지만 너무 지지 않으려고만 하다보니

사랑하는사람, 가까운사람, 제 피붙이한테도 지지않으려고 하며 삽니다.

지면 좀 어떻습니까

사람 사는 일이 이겼다 졌다 하면서 사는 건데

절대로 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우리를 붙들고 있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 강박에서 나를 풀어주고 싶습니다.


-도종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이제 뭔가를 시작하려는 우리는

"그건 해서 뭐하려고 하느냐"는

실용주의자의 질문에

담대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하는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라고

말하면 됩니다.


무용한 것이야말로

즐거움의 원천이니까요.


-김영하, <말하다>



한때 신이 당신에게 사랑하라고 주셨던

불완전한 사람을 봐줘요.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신이 허락하신다면,

지금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고

조금이라도 좋아해 보도록 해요.

그리고 여보, 제발

다시 불완전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불완전한 사람이 되어줘요.


-커트 보니것,<세상이 잠든 동안>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는 평소 자신에게조차 내색하지 않던

스스로의 속마음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것은 대게 오랜 상처나

열등감 같은 것이라는 사실이 우리의

사랑을 외롭게 한다.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이상 오늘의 좋은말 좋은글 첫번째,

2020년 5월 3일을 시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